1. 간단한 소개
이 책은 각자 십년이상 1인 가구로 생활하다가, 친구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함께 살기로 결정하며 일어난 일들을 유쾌하게 때로는 삶의 고단한 모습도 생생하게 풀어놓은 책입니다.
2. 다름을 맞춰가는 과정
대학 시절 저도 친구들과 학교 근처에서 자취 생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. 당시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친구들과 살기 시작했습니다. 그 친구들도 그동안 알아왔던 친구들이 아닌, 대학와서 알게 된지 얼마 안된 친구들이었습니다
스물한살 그때 자취하면서 힘들고 불편함을 알게 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.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당시에는 내가 무엇을 힘들어하고 불편해하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지낸 것 같기도 합니다. 가족 아닌 누군가와 같이 살기 시작하며 내가 많이 힘들어했구나 하고 깨달은 건 대학을 졸업하고 이후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. 자취하며 2년 째에는 더 친하고 더 마음이 잘 맞는 룸메이트를 구해서 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연히 편안함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. 처음에 자취할 때에는 같은 계열이지만 전공이 다르다 보니 더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. 먹는 것도 생활비를 친구들과 합쳐서 내고 물건을 구입하는 것, 더 친한 친구들도 달랐고 그 자취방에 놀러오는 친구들도 다르기에 불편한 점, 예상하지 못했던 점들 많았습니다. 대학 때 자취 경험이 이후 누군가와 함께 사는 삶을 생각할때 친구랑 사는 것도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. 차라리 돈 많이 벌어서 혼자 사는게 낫다 생각했습니다. 돈 많이 벌어 소형 평수의 집을 산다는 것도 어렵겠지만요.
책 속에서 가족 구성원들을 원자, 분자로 설명한 부분이 재밌었습니다.
두 동거인이 처음에 같이 살기 시작하고 싸울때 , 갈등이 생기고 풀어가는 과정들, 당사자들은 그 시간들이 무척 괴로웠겠지만 독자로서는 웃기기도 하고 배울점이 있었습니다. 상대를 바꾸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 무척 중요할 텐데요. 친구랑 살든, 배우자와 살든 명심해야 하는데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뜻대로 행동하고 후회할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. 저는 자취할때 룸메이트와 대화하며 불편함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했었는데요. 친구도 그랬을 것 같은데 책 속에서 공동생활을 위해 노력할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.
그리고 책에서 청소 가사 도우미 앱을 이용한 후기가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. 상대방을 배려해서 한 행동이 오히려 그것을 악용하는것, 만만하게 보고 행동하는 것. 그 과정에서 느낀 씁쓸함 등 공감이 되었습니다. 천장에 물이 새 들어와 윗집 아저씨를 겪게 되며 지은이가 느낀 감정들도 나옵니다.
지은이가 책에서 철군 얘기하며 김민철 작가를 말하는데 제가 도서관에서 그 작가의 책을 두 권이나 빌려놓은 상태여서 신기했습니다. 제가 보게 되는 종류의 책들,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끼리도 친한 걸까요. 그럴 수도 있겠지요. 인터넷에서도 어떤 한가지를 좋아해서 그 안으로 들어가 즐기다보면 예상치 못했던 다른 정보, 취미랑 연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.
두 사람의 성향이 너무나 달라서 한명은 미니멀리스트, 한명은 맥시멈리스트라고 나옵니다. 그 전에 집을 치워주러 갔을 때 냉장고 얘기는 너무 웃겼습니다. 두 사람이 같이 살게 되면서 그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되고 넓어지게 됩니다친구의 엄마,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 이런 식으로요.
두 사람이 같이 살면서 일어났던 일들 을 보면서 결혼 안 해도 별일 생기지 않는다 이 말이 떠오릅니다. 저 역시 주변에서 듣고 보는 것들에 영향을 받으며 생긴 염려 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.
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이라는 책의 문구처럼 삶의 다양한 모습을 두 여자의 삶을 책을 통해 간적접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고 좋았습니다. 이런 내용들도 누군가가 어떤 매체를 통해 펼쳐주지 않으면 모르고 그냥 살게 되니까요. 몇개월 전 유퀴즈에서 유재석이 40대 파이어족 나왔을때 말했습니다. 본인은 한국 사회에 좀 더 다양한 모습과 선택들이 있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요.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.
이 책에는 중간중간 다른 책들 얘기도 나와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제목을 적어두었습니다. 찾아서 또 읽어봐야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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